세상은 시끌벅적 넘쳐나지만 삭막해졌다는 생각
여자(21.5%)가 남자(19.6%)보다 더 외롭다
나 혼자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가족이 있고 나의 일이 있고 친숙한 생활이 있는데,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날엔 괜히 눈물이 난다. 쓸데없는 잡생각이라고 외면해 보지만, 가슴 속 빈틈으로 사정없이 밀고 들어오는 낯선 감정을 무시하기에는 너무 선명하다. 이런 게 외로움인가. 나도 이젠 외로울 때가 된 걸까. 눈을 바깥세상으로 돌리면 달라진 것이 없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쁘다. 세상은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주지 않는다. TV나 스마트폰 등이 다른 생각은 끼어들 틈 없게 촘촘한 차단막을 친다. 하루 중 심심할 시간은 찾기 힘들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놀거리, 볼거리는 널렸다. 스마트폰을 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 있어도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손바닥 크기의 이 기계는 블랙홀처럼 생각은 물론 세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TV를 켜면 어제나 오늘이나 연예인들은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웃고 떠들며 별 시답지 않은 개인사나 가족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마냥 즐겁다. 웃지 않고 심각하거나 어두운 모습을 보이면 바로 퇴출되기에 앞다퉈 박수치며 행복하다고 외친다. 사회는 갈수록 더 풍요롭고 행복해 보이는데, 외로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더욱 호황이다. 반려동물 키우기는 유행을 넘어 생활로 정착했다. 사이버상에서 친구를 찾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가입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고민을 덜어주는 심리 상담이 날로 늘고 있다. 또 혼자 있는 사람을 돕는 공공기관의 도우미도 늘고 있다. 그런데도 외로운 사람, 외로운 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조사 결과 한국인의 7%는 거의 항상, 19%는 자주, 51%는 가끔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20.5%였다. 2018년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는 여자(21.5%)가 남자(19.6%)보다 더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60대와 40대가 사회적 고립감을 상대적으로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 의자가 눈물 나는 시간
제자리에 있어도 빈 공간이다
하루 일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야 한다. 일터에 더 있고 싶어도 때가 되면 불이 꺼진다. 분주한 하루가 끝나면 오늘 수고했고 내일 보자며 서둘러 떠난다. 먼저 자리를 뜨는 날도 있고 늦게까지 남는 날도 있다. 조금 전까지 왁자하던 공간이 텅 빈다. 북적대던 곳이 조용하다. 말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사람도 없다. 누군가 앉았던 의자가 눈에 띈다. 온기도 사라지고 식어가는 의자. 빈자리다. 빈 공간이다. 의자는 말이 없다. 잘 가라는 말, 또 보자는 말도 없다. 의자는 분명 조금 전 사람들이 다정하게 말을 나누고 인사하고 웃으며 악수했는데 과정을 전부 지켜보고도 침묵을 지킨다. 조용히 내 의자가 잘 놓여있나 확인하고, 불 끄고, 문 닫고 돌아서면 혼자 남은 시간이 달려든다. 기다리고, 애달프고, 잠 못 자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만드는 아주 나쁜 사람이 되었다. 그와 나는 적막을 주고받았다. 나쁜 사람에게 좋은 사람은 대체 가능하지만, 좋은 사람에게 나쁜 사람은 하나뿐이다. 그는 그렇게 나쁘게 떠났다.

연예인들은 언젠가 외로움을 겪는다
지나간 화려함은 더 비참하다
인생은 뼈에 사무칠 정도 외로운 때를 몇 번은 경험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철저하게 버림받고 잊히면 그 느낌을 자연스럽게 안다. 이때 외로움은 시리고 냉정하다. 겨울바람처럼 차갑고 싸늘하다. 피부를 뚫고 살을 지나 뼈까지 시리다. 몸이 으스스 떨리고 움츠러든다. 밖으로 나가기 싫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그냥 있고 싶다. 모든 일이 귀찮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심하면 얻어맞은 것처럼 온몸이 욱신거린다. 사무치게 깊고 오랠수록 타격이 크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언젠가 외로움을 겪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기만 바라봤던 시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면 상실감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정치인도 비슷한 증상을 피할 수 없다고 하며 그래서 인기와 권력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중독이라는 말도 있다. 언제 사무치게 외로울까? 아주 그립거나 허전할 때다. 대부분 상실의 시간을 접하면 극한의 외로움을 경험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헤어질 때 느낀다. 의존 대상이 클수록 빈자리는 크고 외로움은 깊다. 첫사랑의 상처가 큰 이유는 첫사랑의 빈자리를 처음 경험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사랑이라는 큰 공간을 만들어 놓았는데 사랑이 떠나가면 빈자리만 남는다. 전에는 외로움이 들어올 공간이 없었는데 사랑이 만들고 남긴 빈자리를 외로움이 채운다. 사랑이 깊을수록 상실감도 크다.

‘사고정지 기법’은 특정 상황에서 
‘스톱’을 외쳐 생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는 기법
시작을 할까 말까보다 더 어려운 고민이 중간에 ‘고’냐 ‘스톱’이냐를 결정할 때다. 들어간 돈과 시간이 아까워 머뭇거리다가 더 큰 손해를 본다. 아니라는 판단이면 미련 없이 털고 나와야 하는데 결단이 참 어렵다. 중간에 발을 빼기는 시작보다 몇 배 힘들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안 되는 일을 붙잡고 있으면 돈, 시간 낭비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이익 낼 기회까지 날리고 망설일수록 손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인생은 능동적으로 뛰어들 때도 있는 반면 엉겁결에 발 담그는 경우도 많다. 그때 흐름을 탈지 내릴지 결정이 중요한데 ‘고’하는 가속페달 못지않게 ‘스톱’하는 브레이크 역할도 막중하다. 감정도 ‘스톱’이 가능하다. 화는 격렬한 감정이다. 화가 나면 어쩔 줄 모른다. 제 성질에 자기가 넘어간다. 하지만 화의 지속시간은 10초라고 한다. 10초만 참으면 저절로 사그라진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은 맞는 말이다. 화, 분노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흥분이고 연쇄반응을 초래한다.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뛰고, 인지하면 더 분노하고, 큰소리를 치고, 내뱉은 욕을 자기 귀로 듣고 반응이 강화된다. 물건을 던지고 밀치는 거친 행동을 하면서 몸은 원시시대 사냥꾼으로 돌아간다. 가히 화의 폭발, 분노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이젠 원인은 뒷전이다. 그저 화에 사로잡힌다. 조그만 화의 불씨가 걷잡을 수 없게 번져 폭력까지 가는 데 몇 초 걸리지 않는다. 악마의 화염으로 키울지, 한 박자 쉬고 진화시킬지는 몇 초 안의 행동에 달렸다. 감정의 악순환은 막을 수 있다. 일부러 되새김질만 하지 않으면 더 진행되지 않는다. 화도, 외로움도 일단 스톱한 뒤 생각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혼자 외로운 세상을 건너는 9가지 방법
내 세상은 내가 만든다 / 중독은 답이 아니다 / 자기 연민은 독이다 / 감정 10초만 참아라 / 관심을 구걸하지 말라 /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 / 삶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라 / 지금 그리고 여기에 집중하라 / 인생은 원래 혼자 가는 것
슬픔의 끝이 있을까?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면 세상이 무너진다. 매일 밤 지새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목이 메어 물도 삼키기 힘들고 세상이 원망스럽다. 내가 죽을 것 같다. 총알이 심장을 관통하면 이렇게 아플 거라 느낀다. 하지만 끝이 있다. 정상적인 애도기간은 6개월을 잡는다. 그 정도면 감정이 무뎌진다. 가슴에 묻어도 심장을 찢지 않는다. 가끔 삐쭉삐쭉 뚫고 나와도 금방 아문다. 담아두어도 살만하다. 슬퍼하는 나를 보는 여유도 생긴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기억도 신이 준 선물이고 망각도 신이 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