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세 손가락으로 신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맥진이란 본래 인간의 손목에 흐르는 맥의 속도, 강도, 리듬 등을 진단하여 몸속에 있는 장기의 균형과 질병의 유무를 알아보는 중국의학의 진찰 방법이다. 약 2300년 전 중국에서 생겨난 맥진은 환자의 현재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치료 방침을 세우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이후에도 계속 진화하면서 지금까지 계승되어 왔다. 저자는 20대 때부터 지압요법, 침구, 한의학, 한약, 요가, 호흡법 등 다양한 동양의학을 끊임없이 배웠으며 오사카에서 총 3만 6000명의 몸 상태가 불균형한 환자를 진찰했다. 그때 치료 전에 반드시 시행했던 것이 바로 맥진이었다. 이 맥진은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 세 손가락으로 손목을 가볍게 짚기만 하면, 그 사람이 걸린 병의 원인과 현재 앓고 있는 신체 불균형, 어제 먹은 음식부터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되는지를 단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큰 화제를 불러 모은 초기 췌장암 발견

맥진술을 바탕으로 몸 상태와 증상을 파악하여 평소 진행한 시술이었던 지압과 침구, 식이요법 조언 등 개선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러자 현지 사람들에게 적합한 시술 방법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저자는 아랍에미리트의 어느 현지 환자를 만나게 됐다. 그는 몸에 불편함을 느껴 유명하다는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받아봤지만,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자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의 맥에서 이상한 잡음을 느꼈다. 그 잡음은 췌장암을 나타내는 잡음이었다. 저자는 그에게 얼른 이 사실을 알려주었고 며칠 후에 다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그는 저자의 진단대로 초기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 그 환자의 사례는 현지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저자의 맥진술이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많은 외국 사업가, 더 나아가 왕가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어느새 정권 핵심부의 거물 정치가에게 진찰 제의를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이 NHK 경제 다큐멘터리 방송 <루손의 항아리 >(2017년 7월 30일)의 ‘급성장으로 맞이한 비상사태!? 두바이 건강 비즈니스의 최전선’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맥의 상태를 진단하여 섭취해야 할 음식을 판단한다

맥이 약하면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는다. 맥이 강하면 차가운 성질의 음식을 먹는다. 기본 수칙만 지켜주면 된다. 맥박은 일상적인 행동이나 자신이 처한 환경, 정신 상태 등에 따라 마치 진자가 흔들리듯 끊임없이 변화한다. 맥은 혈류의 상태를 나타내므로 맥이 너무 느리거나 빠르고, 또 너무 강하거나 약한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면 병에 걸릴 수 있다. 맥진술과 그 기술을 토대로 음식을 선택하는 ‘식이요법’은 혈류를 항상 정상 범위에서 일정하게 제어하는 데 효과적이다. 만약 혈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림프구나 과립구(백혈구의 일종)가 튼튼해져 면역력이 좋아지고 신체의 노폐물을 원활히 배출할 수 있게 된다. 한의학에서 생물의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기(氣)’ ‘혈(血)’ ‘진액(津液)’이다. ‘기’란 한의학 특유의 개념으로 인간의 3대 욕구(식욕, 수면욕, 성욕)와 각 장기를 움직이는 힘으로 생명 활동의 바탕을 이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의미한다. ‘진액’은 신체를 채우고 있는 혈액 이외의 액체를 의미한다. 깨끗한 진액이 내장을 채우고 있으면 균형 있게 체온을 유지할 수 있으며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어주고 피부나 머리카락 등 몸의 표면도 윤기 있게 유지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땀과 소변, 타액을 진액의 대사물로 간주한다. 진액이 부족할 때는 몸이 건조해지고 너무 많을 때는 부종과 무기력함 등이 생길 수 있다.

음식은 인간에게 있어서 최고의 보약이자 최악의 독이다

저자는 다양한 증상으로 고민하는 환자의 맥을 짚어나가는 과정에서 ‘원인도 병명도 알 수 없는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다. 총 환자수가 1만 명, 2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암에 걸릴 위험성이 큰 사람은 대부분 한 가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매일 간이 센 외식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으며, 또 심부전을 일으킬 위험성이 큰 사람은 특정 식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특정 질병에는 특정 음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한 가지 예에 관해 통계를 내게 되었다. 약 30년에 걸친 그 연구를 집대성한 것이 바로 저자의 맥진술과 그 식이요법이다. 평균 수명은 남녀 모두 80세를 넘었고 특히 여성은 90대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일이나 자신만의 사명,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활동할 수 있는 건강 수명은 결코 길지 않다. 대부분 60~70대를 기점으로 질병과 기나긴 싸움을 시작된다. 앞으로 고령자 부양 문제나 의료비용 문제는 더 늘어날 것이다. 기존의 사회 지원 체계가 언제 끊겨도 이상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미병’ 상태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그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지에 나라의 존속이 걸렸다고 생각한다. 고도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 때문에 괴로워하던 사람들이 ‘맥진술’ 덕분에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비춰줄 빛을 찾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