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부자의 역설’
부자이기 때문에 불행한 일이 생기는 것을 ‘부자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늙은 나이에 아내가 먼저 간 남자가 동네 작은 요리집 여주인과 친하게 지내며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하자. 재산이 없는 집이라면 자식들은 “아버지, 잘됐네요. 행복하세요”라고 축복해준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 사람이 아버지를 간병해 줄 수도 있지 않은가. 돈이 없으면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집을 팔면 20억 원이 생긴다거나 저축이 많으면 “재산이 목적인 게 뻔하잖아요! 그런 여자와 결혼하다니 저희는 용납할 수 없어요!”라며 결혼을 반대한다. 고령자는 마음이 약하기 때문에, 자녀에게 미움받기 싫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야말로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재산 때문에 부모의 재혼을 반대하는 자녀가 앞으로 당신을 제대로 보살펴 줄 확률은 절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재산이 목적인 여자라 하더라도 도중에 이혼하면 재산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설령 재산이 목적이어도 자신을 간호해주리라는 보장은 있을 것이다. 재산을 목적으로 해도 좋으니 여자가 같이 살자고 하면 그동안 열심히 벌어서 모은 보람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들이나 딸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재혼을 포기하면 혼자서 쓸쓸한 나날을 보내야 하고 정작 간병이 필요할 때는 자식들을 믿을 수도 없다.

제멋대로인 노인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
노후는 인생의 덤이 아니다. 말년에 오로지 죽지 않도록, 병나지 않도록, 무조건 건강을 챙기고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위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고, 하고 싶은 것도 없이 참고 지내다니 그래서는 오래 사는 보람이 없지 않은가. 자식들을 키워 학교에 보내고 사회에 내보내 부모로서의 의무는 다했다. 회사에서 불쾌한 상사가 있어도 참고 일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손에 넣은 자유로운 시간이다. 노래방이건 카메라건 사교댄스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면 된다. 자신에게 주는 보상의 의미로 평소 동경했던 포르쉐를 사서 타고 다녀도 좋다. 그럴 기운과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도서관에서 세계 고전 시리즈 독파에 도전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새로운 일을 할 때 활발해지는 전두엽의 특성을 생각하면 노후 자금을 없애지 않을 만큼 재미로 한다면 투자나 도박도 괜찮다. 남성호르몬을 늘리기 위해 술집을 다니는 것도 좋다. 배우자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지만 말이다. ‘나이 먹어서 무슨 짓이냐’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라는 식으로 스스로 자신을 옭아매는 것은 이제 그만하라.

늙어가는 것은
누군가에게 빚을 받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를 위해 묵묵히 일해 왔으니 인생의 마지막에는 빚을 받아도 괜찮지 않은가.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약해지고, 결국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간병을 받거나 기저귀를 차야 할 때 고집을 부리며 거부하면 불필요한 갈등이 생긴다. “다른 사람이 내 휠체어를 밀어주면 미안하니까 그냥 죽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치매가 진행되면 안락사하고 싶다거나, 병상에 누우면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기 때문에 죽게 해달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해외에서 안락사 연구를 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보통은 통증과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안락사를 선택하지, 남에게 폐를 끼치니까 안락사를 시켜달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간병을 받아야 하는 몸이 되었을 때는 ‘내가 누군가에게 빌려준 빚을 이제부터 받는구나’라고 생각하라.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살아있음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식이 직접 부모를 간병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자식이 부모를 직접 돌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식은 정신적인 돌봄에 중점을 두고 간병 체제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며, 원만한 부모 자식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려면 공공 제도를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약물 부작용은
고령자일수록 쉽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여러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고, 질병을 진료한 의사들로부터 제각기 다른 약을 처방받는다. 질병을 치료하는 약 외에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약이나 별로 힘들지도 않은데 골다공증약이 추가되기도 한다. ‘식후 디저트’라는 농담을 하며 여기저기 병원에서 받은 약을 몇 알씩 물에 흘려보내는 노인도 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약을 쉽게 처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말할 것도 없이 100% 안전한 약은 없다.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기 때문이다. 한 번에 먹는 약의 양과 종류가 많아질수록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도 커진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6종류 이상 복용하면 부작용이 갑자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약의 부작용은 젊은 사람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더 쉽게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약을 먹으면 간장의 대사 기능과 신장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약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복용 직후에는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얼마 후 예상치 못한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여러 약을 복용하면, 신장 기능이 망가질 위험도 커진다.

죽는 순간에는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죽는 순간이 괴로울까 봐 공포심을 느껴서가 아닐까? 하지만 실제로 마지막 단계가 되면 의식이 희미해지면서 잠들 듯이 죽어간다. 다시 말해 의식이 없으므로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다. 암 환자는 고통으로 괴로워하며 죽어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그것은 의사가 불필요한 수술이나 투약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암이 아프고 괴로운 질병이라면 ‘검사했을 때 이미 손쓸 수 없는 단계’인 경우는 없을 것이다. 아프고 괴로운 병이라면 그렇게 되기 전에 의사에게 달려갔을 테니 말이다. 저자는 굳이 암 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는 암을 발견한들 그저 괴롭기만 한 치료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