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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 지상사 > 문학

 

   

 ◈ 한 남자 두 집

 

 저   자

 정희경 저

 발행일

 2010-08-01

 정   가

 11800

 페이지

 351

 ISBN

 978-89-6502-104-9

 판   형

 153 x 210

 간략 소개

 2006년 논픽션 에세이 《시앗 : 남편의 첩》 1ㆍ2권으로 많은 여성의 심금을 울리며 주부 독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지은이가 전작에서 차마 밝히지 못한 이야기들과 현재의 삶을 소설로 엮었다. 25년 동안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집 밖의 여자를 남편의 여자로 인정하며, 감히 넘볼 수 없는 가정과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마음먹었지만, 자신의 다짐과는 반대로 남편과 남편의 여자에게는 물론 가족으로부터도 소외당하고 지탄받으며 고립되었다.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조차도 망각하게 된 주인공은 끝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떠나게 된다. 이후 인간으로서 그리고 한 여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홀로서기가 눈물겹게 펼쳐진다.

 도서 소개

강인수의 집안은 대대로 부인을 둘 두었다. 할아버지가 그러했고 아버지도 그러했다. 강인수에게는 배다른 사촌과 배다른 형제가 있었다. 시대가 그러했으며 능력 있는 남자는 부인을 둘 둔다는 말이 서영은 용납되지 않았다.

명절 차례 상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작은 할머니 밥그릇이 놓였고 아버지와 어머니, 작은 어머니 밥그릇이 놓였다. 남자 한 명에 여자가 둘씩이다. 여섯 분의 어른이 한꺼번에 차례 상을 받으시는 장면은 다른 집안에는 없는 장면이었다. 친형제와 배다른 사촌과 배다른 형제, 조카들까지 합치면 사십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런 식의 차례 상은 오래 지속되었다. 배다른 사촌 시동생이 세상을 뜬 후에 명절 차례 상은 분리되었다.

작은어머니들이 똑같은 대우는 받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자식을 낳아 주었으면 다 같은 부인으로서 똑같이 예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똑같이……. 조금도 차이를 두지 말고……. 이 점이 이상했다. p.28 <그 남자①> 중에서

인수는 두 여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나날이 뻔뻔스러워졌다. 두 아파트 열쇠를 공공연히 자동차 열쇠에 매달고 다녔다.

“이건 무슨 열쇠예요?”

“아, 그거? 지연이 아파트 열쇠야.”

때론 거짓말도 필요하다던 인수는 이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나 지연이랑 여행 다녀올게.”

여행 가방 찾는 걸 도와주지 않는 서영에게 인수는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당신 이혼 당하고 싶어?”

인수는 그렇게 말했다.

“걔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씹이 좋다! 왜?”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서영의 입을 닫게 하는 방법으로 인수는 섹스를 이야기했다. p.71 <그들> 중에서

《시앗》의 출판 이후 모든 시집 식구들이 서영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서영은 그런 시집 식구들을 보면서 더 이상은 그 집안에 머무를 수 없음을 깨달았다. 오지 않는 동서들을 외면 한 채 혼자서 명절 준비와 제사 준비를 해 온 삼 년 동안 서영은 날마다 이혼을 꿈꾸었다.

시앗의 집을 들락거리면서 아직도 강인수는 서영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었다. 관념의 차이였다. 시대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강인수는 ‘그것’을 남자의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여자의 숫자는 남자의 능력이라는 것이었다. 시대를 초월한 능력이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강인수에게는 죄책감 같은 것은 없었다. 강인수에게는 도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서영에게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다. 능력대로 사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건 남자의 능력이야!”

아들에게도 그렇게 말하는 인수를 보며 서영은 아연실색했다. 그것은 자식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나폴레옹도 여자가 여럿이었고 왕건이나 세종대왕도 여자가 많았어. 독립투사 치고 조강지처랑 살았던 사람이 있는 줄 아냐?”

“저도 그렇게 살라고요? 전 그러면 집사람에게 쫓겨나요.” p.180 <시앗> 중에서

자식도 손녀도 남편도 다 버리고 아무도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곳으로 잠적하고 싶었다. 세상과의 연을 끊고 당분간 숨고 싶었다. 너의 선택만 잘못된 것이 아니고 나의 선택도 잘못된 것임을 나 스스로 인정해야만 했다. 서영은 최선을 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이상 머무르지 말기로 했다. 민우가 결혼하던 날 즉시 끝내고 싶었다. 손녀의 출생으로 미루어졌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이제 끝내자.’

늙어 가는 남자에 대한 연민도 사실은 사치였다.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며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좀먹는 일이었다. 자신을 기만하는 일을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살아야만 했다. 사람답게 살아야만 했다. 그것은 사람으로서의 생이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자. 그곳에는 행복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해지고 싶다.’ p.267 <삭제> 중에서

서영은 준혁이 내민 팔베개에 머리를 묻고 잠이 들었다. 잠을 자다가 준혁의 입술이 가만히 와 닿는 것을 서영은 느꼈다. 준혁의 눈물이 서영의 얼굴에 떨어졌다.

“사랑해. 너를 놓을 순 없어. 넌 내 운명이라는 말 기억하지?”

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는 거야. 결혼이라는 울타리를 쳐서 우리 사랑을 깨고 싶지가 않은 거야. 결혼과 사랑은 너무 거리가 멀어. 결혼과 함께 사랑은 산산조각이 나지.”

“강인수 그 사람이 너무 밉다. 당신을 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야. 가서 기다릴게. 생각해보고 나한테로 올 수도 있지? 결혼이 당신이 생각하듯이 다 그런 건 아니야.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어.”

“내게 결혼은 서로의 등을 보는 거였어. 난 당신의 등을 보면서 사는 일을 시작하고 싶지가 않아. 처음엔 다 그래. 당신을 얻는 것은 세상을 얻는 것이라고 그 사람도 말했던 시절이 있었어. 결혼 오 년 만에 다른 여자한테 갔어. 가서 똑같은 말을 했을 거야.”

p.326 <연극> 중에서

 저자 소개

 정희경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글재주가 뛰어나 애국지사였던 할아버지로부터 글쓰기 교육을 받으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대대로 천주교 순교자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성심여자중고등학교를 다녀야만 했다. 수녀 교육에 반발하던 그녀는 시와 수필을 계속 썼고 <학원>이라는 잡지에 글을 실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학창시절 소설을 전공했다. 현대문학사 추천작가이던 연세대 박영준 교수의 제자로 소설작법을 개인교습 받기도 했다. 스물다섯 살에 결혼을 한 그녀는 철학을 전공한 남편의 반대로 글쓰기를 중단했다.
그런 그녀가 30년 만에 다시 글을 쓰고 출판을 한 동기는 남달랐다. 숨겨진 남편의 25년 된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그녀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상황과 심정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청승스럽지 않았으며 반전의 통쾌한 재치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독자들은 그녀의 반전과 재치에 울고 웃었다.
지은 책으로는 《시앗 : 남편의 첩》 1ㆍ2권이 있다.

 목 차

 

프롤로그

1. 불륜

2. 그 남자①

3. 그 여자

4. 첫사랑

5. 그들

6. 맏며느리

7. 그 남자②

8. 사랑

9. 그 남자③

10. 옐로카드

11. 출판

12. 재회

13. 시앗

14. 추억 여행

15. 동행

16. 남자 육십대

17. 환갑

18. 필요악

19. 바람

20. 삭제

21. 생일

22. 상념

23. 봄

24. 초대

25. 재기

26. 연극

27. 이별 여행

에필로그

등장인물

 출판사 서평

 “이 글은 내 안에서 저절로 터져 나오는 비명입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지은이의 삶이 투영된 작품
《한 남자 두 집》은 제목 그대로 남편이 저지른 불륜 때문에 40년 가까운 결혼생활에 파국을 맞고, 가족으로부터도 소외당한 지은이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작품이다. 어느 날 25년 된 남편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한 집안의 맏며느리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서 누려야 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고 존재감마저 잃은 채 투명인간으로 살아야 했던 눈물겨운 삶을 담담히 그려냈다.
2006년 지은이는 김서영이라는 필명으로 《시앗 : 남편의 첩》이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집 두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출판과 동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아줌마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가 쏟아졌고, 김종학프로덕션과 드라마 제작 계약까지 성사되었다. 당시 많은 사람이 믿기지 않는 지은이의 애달픈 삶의 단편을 보며 이런 질문을 했다.
“이혼을 생각해본 적은 없으신가요?”
이에 지은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집 밖의 여자는 10년의 되었든 20년이 되었든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가정을 지키는 아내의 자리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이혼은 생각지 않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그런데 자식을 낳고 맏며느리로 제사를 비롯해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떠맡았던 조강지처 자리는 혼자만의 자부심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 자리를 인정해주고 지켜주는 남편이 없는 한 유지할 수 없는 자리였다. 속에서 끊임없이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남편과 남편의 여자는 지은이의 피 토하는 비명을 알아듣지 못했다. 그들은 한편이 되었고, 지은이는 고립되었다.
그리하여 2009년 이혼을 결정했다. 이혼은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던 지은이가 40년 가까이 이루어온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한 인간으로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가정 안에 내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내가 있어야 한다는 이치를 깨닫기까지 많은 고통이 따랐다.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글을 썼다.

지은이의 자전적 소설
소설은 허구다.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꾸며낸 글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한 남자 두 집》은 현실감에 충실한 작품이다. 바로 지은이가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실제 있었고 현재에도 진행 중인 진짜 삶을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풀었을 뿐이다. 그래서 더욱 공감할 수 있고,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것이다. 꾸며낸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한 남자 두 집》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독자는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 진짜 지은이의 삶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시앗》에서 못 다한 이야기
전작 에세이 《시앗》에서는 이혼 전 남편과 남편의 여자, 그리고 지은이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이번 소설 《한 남자 두 집》에서는 거기에 더해 전작에서 차마 밝히지 못한 복잡한 가족사와 자식들에 관한 이야기, 이혼 후의 삶까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시할아버지부터 시아버지를 거쳐 남편에 이르기까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첩을 두는 전통(?)과 이를 자랑으로 여기는 집안 내력을 비롯해, 과연 정말 이런 사람과 이런 집안이 있을까 의문이 들게 하는 이야기들, 이혼 후 재회한 40년 전 첫사랑과의 사랑이야기, 주인공의 홀로서기 위한 몸부림에 이르기까지 이야기 전편에 걸쳐 보는 이의 눈을 붙잡는 흡입력이 있다.

사랑이란 미명하에 불륜을 인정하는 우리의 자화상
불륜공화국이란 세간의 말이 증명하듯, 요즘 우리는 언제어디서나 쉽게 불륜을 접할 수 있다. 불륜이란 소재가 빠지면 극 전개가 되지 않는 TV 드라마는 이제 불륜을 넘어 패륜으로 흐르는 상황이고, 신문 사회면이나 뉴스에는 연일 불륜으로 비롯된 흉악범죄들이 빠지지 않는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란 말은 이제 식상하다 못해 진부한 표현이 되었다.
불륜이란 윤리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곧 비도덕적이란 말이다. 불륜관계는 합법적이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간통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범죄다. 하지만 세상에는 불륜을 저지르는 남녀가 너무나 많고, 몇몇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인권 차원의 문제 제기와 함께 사랑이란 미명하에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이런 세태를 반영해 법조계에서는 간통죄 폐지로 가닥을 잡아간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간통죄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법조항의 부재로 법적인 처벌을 면한다는 의미지 마음 놓고 불륜관계를 즐기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집 밖에 애인 하나쯤 없다면 바보 취급을 받고 애인의 유무가 능력의 유무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 지금, 《한 남자 두 집》은 부부 간의 진정한 사랑과 책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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